<남궁인의 '제법 안온한 날들'을 소개하는 '소행성책방'의 카드 뉴스>
"새벽녘, 18개월 아기를 안은 엄마가 응급실로 급하게 달려왔다."
`전 국민이 분노한 범죄 증거 잡아낸 응급실 의사`라는 제목의 카드 뉴스가 최근 카카오의 `1분`에서만 108만명이 읽을 정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됐다. 응급실에서 아동 학대 증거를 발견한 사연을 소개한 이 카드 뉴스는 의사 남궁인의 에세이 `제법 안온한 날들`을 소개하는 `소행성책방`의 콘텐츠였다.
요즘 `엄지족`들은 1분짜리 카드 뉴스로 책을 읽는다.
출퇴근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공략하며 책을 소개하는 `스낵 컬처`가 출판계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책을 홍보하는 카드 뉴스의 원조였던 `책 끝을 접다`가 리디북스에 인수돼 자사의 책 홍보에 주력하면서 이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소행성책방`을 비롯해 `북스피릿` `책식주의` `책방구` 같은 책을 소개하는 `스낵 컬처` 채널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구독자 수 10만여 명인 페이스북 페이지 `소행성책방`은 주 3회씩 페이스북, 1분 등 SNS에는 카드 뉴스로, 유튜브에는 북트레일러(책 소개 영상)로 제작해 올린다. 소설이나 논픽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일러스트가 그려진 20~30여 장의 카드 뉴스로 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책 소개를 접한 독자들이 구매해 읽으면서, 실제로 베스트셀러가 탄생하기도 한다.
`소행성책방`과 `북스피릿`은 대형 출판사인 다산북스가 운영한다. `북스피릿`은 애니메이션으로 영상을 만들어 개그맨 김경식이 내레이션을 해 차별화하고 있다.
정명찬 다산북스 미디어홍보팀장은 "처음에는 자사 책을 홍보하려고 만들었는데 출판사 광고가 늘어나면서 `소행성책방`은 아예 별도의 콘텐츠 회사로 독립시켰다. 홍보 문의가 많아서 현재 두 달 정도 예약이 꽉 찼을 정도다. 조회 수가 많은 책은 판매도 느는 게 눈에 보인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서점과 신문 등 기존 출판 광고시장이 줄어들면서 그 틈새를 파고든 게 이 `북테크(Book+Tech)` 회사들이다. 포털에서 운영하는 1분과 네이버포스트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에 모두 노출시키려면 일러스트가 가미된 카드 뉴스와 동영상이 최적화된 형식이기도 하다.
한 콘텐츠 제작자는 "유튜브는 10대, 1분과 페이스북은 30·40대 독자의 유입이 많다. 독자들이 텍스트가 많으면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많아 웹툰처럼 만드는 게 호응이 좋다.
책 내용을 좀 자극적인 부분에서 궁금증을 유발시키도록 끊어버리는 게 중요하고, 제목도 한국적 특성을 살려 달면 히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책을 만들고 파는 과정을 모두 책임지기엔 영세한 소형 출판사들이 스낵 컬처 광고에 더 적극적이다. 광고 비용은 200만원대로 오프라인·온라인 서점 광고 단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 소규모 출판사 대표는 "최근 신작 미스터리 소설을 광고했는데, 책 내용이 자극적으로 소개되긴 하더라"라면서도 "홍보 인력이 없는 작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영향력이 커져가는 SNS와 유튜브에 광고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긴 했다"고 말했다.
매경20200417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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