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더듬는 오빠를 대통령으로…바이든의 숨은 조력자 여동생
조 바이든 당선인의 이번 미 대선 승리에는 선거전략가인 누이 발레리 바이든 오웬스(74)의 조력이 있었다는 것이 미 언론들의 평가다. 현재 미 행정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주된 역할을 맡았던 것처럼, 내년 1월 20일 바이든 취임 이후 발레리가 실세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발레리의 발자취에 대해서는 미국 하버드대 정치연구소에 나와 있는 프로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대 미국 선거사(史)에서 상원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 운동을 이끌어온 1세대 여성 전문가로 꼽힌다. 발레리는 7선 상원의원을 역임하고 부통령 두 차례, 이번에 대선까지 승리한 조 바이든의 선거에 필요한 모든 캠페인을 총괄한 인물이다. 2008년 뉴욕타임스(NYT) 기사에서는 발레리를 두고 “절대적인 바이든의 분신이자 동료”라고 평가한바 있다. 바이든 자신 역시 자서전에서 “발레리는 평생 내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이 그동안 10여차례의 선거를 치를 때마다 발레리는 참모로 일했다. 선거를 치르지 않을 때는 홍보컨설팅회사인 조슬레이드와이트앤드컴퍼니의 부사장으로 일했다. 또한 발레리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전국여성리더십포럼 이사로서도 많은 활동을 했다.
발레리는 또 전세계를 돌면서 개발도상국 여성들에게 정치적인 스킬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지도했던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카불과 헤라트 출신 차세대 아프간 지도자들을 이탈리아로 초청해 리더십과 양성평등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기도 했다.
정치적 동지 이전에 발레리는 바이든 당선인을 사랑하는 누이이기도 했다. 어릴 적 바이든 후보가 말을 더듬는 증상이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도록 도와준 사람이 발레리다. 발레리는 델라웨어대를 졸업했으며, 변호사 출신 사업가 잭 오웬스와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바이든의 최종 병기” 새 백악관의 파워레이디 질 바이든
조 바이든 당선인이 7일 밤(현지시각)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승리를 확인하는 연설을 한 뒤, 이어 무대에 선 가족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부인 질 바이든(69) 여사였다. 화려한 꽃무늬 드레스에 분홍색 힐 차림의 바이든 여사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나왔다. 그는 남편의 손을 꼭 잡고 수많은 지지자들 중 화답해야 할 쪽을 먼저 안내하는 듯한 제스처도 취했다.
질 바이든은 지난 1977년 상처(喪妻) 뒤 홀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던 8세 연상의 조 바이든 상원의원과 결혼했다. 질 역시 재혼이었다. 바이든 자서전에 따르면, 두 사람이 사귀고 있을 당시 6세·7세였던 아들들이 “우리가 질하고 결혼해야겠어요”라고 아버지에게 조를 정도로 전처 자식들도 질과 관계가 좋았다고 한다. 질은 4년 뒤 딸 애슐리를 낳았다.
이 장면은 이 미래의 퍼스트레이디가 바이든 당선자에게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끼치는 지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바이든 여사는 남편을 충실히 내조하는 미국의 전통적인 ‘내조형’ 퍼스트레이디의 이미지도 가졌지만, 그간 남편의 선거 캠페인부터 인사와 정책 수립에 전방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참모형’의 면모를 두루 보여줬다.바이든 여사는 영어 교사 출신이다. 장애아 대상 특수 언어교육이 전문 분야다. 결혼 후 델라웨어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고, 줄곧 고교·대학에서 강의해왔다. 그는 현재 버지니아 노던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어과 교수로, 지난 2009~2017년 세컨드레이디(부통령 부인) 시절에도 “나만의 영역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학교 일을 계속했다. 남편의 출장을 따라 에어포스투를 타고 다니면서도 시험지 채점을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질바이든의 퍼스트레이디상은?
바이든 당선자는 평소 부인을 두고 “나 자신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라고 했고, 미 언론들도 바이든 여사를 “바이든의 최종 병기”라고 표현한다. 미 정가에선 “질 바이든은 적극적으로 정권에 간여했던 힐러리 클린턴, 그리고 착실한 아내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은 엘리너 루스벨트를 합쳐놓은 듯한 독특한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그동안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해온 현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50)와도 확연히 대조될 전망이다.
바이든 부부, 불륜 의혹 터지기도
대선 과정에서 바이든 부부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동안 첫째 부인과 사별 후 아내를 만났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질 여사의 전남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빌 스티븐슨은 데일리메일에 “두 사람(조 바이든과 질 바이든)이 소개팅에서 만났다는 건 완전한 날조”라며 “바이든이 내 아내 질을 빼앗아 갔다”고 주장했다. 1972년 질이 바이든의 선거 캠프에 합류한 뒤 불륜으로 관계가 시작됐다는 얘기다. 그는 “나는 누구도 해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그러나 사실은 사실이고, 미팅에서 만났다는 것은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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