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갑자기 사실상 푸틴에 반대하는 '반전 메신저'가 된 이유는 간단하다. 역시 돈 때문이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부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세계의 경제 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경영인과 금융계 인사들이 푸틴 대통령의 침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석유 재벌 아브라모비치 딸도 비난 가세
실제 푸틴과 친분이 두터운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딸 소피아 아브라모비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푸틴 대통령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그는 "푸틴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원한다"며 "크렘린궁이 벌이는 선전의 가장 성공적인 거짓말은 '대부분의 러시아인이 푸틴을 지지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수이긴 하지만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의 유명 인사들도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있다.
25일에는 푸틴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크렘린궁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의 딸 옐리자베타 페스코바가 인스타그램에 검은 배경을 설정하고 "전쟁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의 초대 대통령이자 푸틴을 발탁한 보리스 옐친의 딸 타티아나 유마셰바도 전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딸 소피아 아브라모비치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의 아버지 아브라모비치는 푸틴 대통령과 아주 친하다. 소피아 아브라모비치 인스타그램
한편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 인사들은 속속 '블랙 리스트'에 오르는 분위기다.
러시아 국영 채널1의 인기 토크쇼 진행자인 이반 우르간트는 인스타그램에 "전쟁은 안 된다"고 남기고 프로그램에서 하차됐다. 러시아 최고 조연배우인 리야 아크헤드자코바는 우크라이나군에 1만 달러(약 1200만원)를 후원했다고 인스타그램에 밝혔다. 이후 그의 계정은 사라졌다.
모스크바 마이어홀트 국립극장 관장인 엘레나 코발스카야는 페이스북에 "살인자를 위해 일하고 돈을 받을 수 없다"고 밝힌 뒤 그만뒀다.
가디언은 "러시아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전쟁 반대 목소리를 낸 이들은 블랙 리스트에 올랐다"고 전했다.
두재벌은 푸틴의 측근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들은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에서 가장 큰 민간은행인 알파은행과 투자기업 레터원을 경영하고 있는 프리드먼(포브스 기준 순자산 117억 달러, 약 14조 1000억원)은 전쟁 발발 이후 직원들에게 전쟁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리비우 출신인 프리드먼은 e메일에서 "나는 우크라이나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모님은 아직 리비우에 계신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두 나라 국민에게 깊은 애정이 있다"며 "이 갈등은 모두에게 비극이다. 전쟁은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 '루살(RUSAL)'의 회장인 데리파스카(포브스 기준 순자산 40억 달러, 약 4조8000억원)는 메시지 앱 텔레그램에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 가능한 한 빨리 평화 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들의 푸틴 저격이 눈길을 끄는 건 단순히 재벌이라서가 아니다.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정권과의 유착이 의심되는, 푸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데리파스카는 이 때문에 2018년 4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자들이 사는 도시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나 중국 컨설팅업체 후룬(胡潤)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들은 모스크바를 70명이 넘는 억만장자가 사는 최대 부자 도시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나온 ‘2013 후룬리포트(胡潤百富)’에 따르현재 포브스 부호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다수 러시아 기업인들은 민영화를 통해 공기업을 넘겨받은 뒤 몇 개 기업들을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소련 시절 경쟁력 없는 공기업들을 민영화함으로써 효율성이 개선됐고, 이를 통해 일부 에너지기업은 세계적인 위상을 갖게 됐다.
현재 포브스 부호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다수 러시아 기업인들은 민영화를 통해 공기업을 넘겨받은 뒤 몇 개 기업들을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소련 시절 경쟁력 없는 공기업들을 민영화함으로써 효율성이 개선됐고, 이를 통해 일부 에너지기업은 세계적인 위상을 갖게 됐다.
러시아 부호 1위
현재 러시아 최대 부호는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로 그의 공식 직함은 철광석 생산업체인 메탈로인베스트 회장이다. 그는 2012~2013년 2년 연속 포브스가 선정한 러시아 최고 부자로 올라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아스날’ 구단의 2대주주로도 유명하다.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함께 프리미어리그에 스며든 러시아의 대표적인 돈줄로 꼽힌다. 우스마노프의 사업은 철광분야에 그치지 않는다. 페이스북, 그루폰, 트위터, 징가 등 해외 IT분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점이 다른 올리가르히와 차별되는 점이다. 그는 또 러시아 2위 이동통신 회사인 메가폰, 미디어그룹인 수프미디어 등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러시아 부호 2위
부호 순위 2위인 미하일 프리드만 알파그룹 회장은 알짜 석유회사인 TNK-BP를 갖고 있다. 그 외에도 통신회사인 빔펠콤과 유통업체(X5), 은행(알파방크) 등의 계열사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알파그룹은 지난 2005년 사할린 유전 인수를 둘러싸고 국내에 불거진 일명 ‘오일게이트(Oil-gate)’와도 관련돼 있다. 당시 사할린 6광구(일명 페트로사흐 유전)를 보유한 러시아 기업 ‘알파에코’가 국제컨소시엄을 통해 개발을 추진하면서 코리아크루드오일(KCO)이 사업파트너가 됐고, 철도청(현 철도공사) 자회사인 철도진흥재단이 KCO 주주(지분율 35%)에 올랐는데 알파에코는 바로 알파그룹 계열사였다.
러시아 부호 3위
부호 순위 3위는 러시아 2위 가스회사인 노바텍과 석유화학회사인 시부르홀딩스 대주주로 있는 미헬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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