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2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이후 재앙은 기후변화에서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매일경제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세계는 더 평평해졌고 동시에 취약해졌다"며 "지정학적 팬데믹(9·11테러), 금융 팬데믹(글로벌 금융위기), 생물학적 팬데믹(코로나19 사태)에 이은 팬데믹은 생태학적 팬데믹으로 기후변화가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 가지 종류의 팬데믹 모두 인간이 버퍼(완충장치)를 제거하면서 발생한 일"이라며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이 야생이라는 버퍼를 파괴해 나가면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흘러 들어오며 초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팬데믹에는 모두 위기의 전조가 있었지만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대형 위기를 야기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사스 사태에서 예견됐던 일이라고 분석했다.
▶▶ He is…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67)는 젊은 시절 베이루트, 예루살렘 등에서 특파원으로 일하는 등 현장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국제 문제 전문가가 됐다. 언론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을 세 차례나 받았다. `세계는 평평하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늦어서 고마워`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글로벌 이슈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내놓으며 세계적인 사상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3월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 자택에서 근무 중인 프리드먼과의 인터뷰는 줌을 이용해 영상으로 진행됐다. 그는 "내년 6월까지는 (뉴욕 사무실로) 출근을 재개할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다"며 백신 보급에 따른 성급한 정상화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에서 2억50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전체 인구 대비 60~70% 집단면역이 생기고 팬데믹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를 스위치 끄듯이 온·오프 스위치로 없앨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으로 5년이 소요될 디지털화 과정이 1년으로 단축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대정신은 "거대한 창의적 파괴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창의적 파괴`란 급속한 디지털화에 따른 혁명적 디지털 혁신을 뜻한다.
하지만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사이버 보안 문제가 큰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사이버 전술능력으로 다시 슈퍼파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인터뷰했던 프리드먼은 "바이든은 중국과 1대1 정면 대결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한국이 동맹 강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프리드먼 "팬데믹 1년은 5년 맞먹는 혁신 촉발"
토머스 프리드먼 NYT 칼럼니스트가 본 `코로나 이후 세계`
완충지대 없는 초연결사회 평평해진만큼 더 취약해져 불평등·기후대응 격차 커져 전원스위치 끄듯 한순간에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아 지난 3월부터 재택근무중 내년 6월 돼야 정상출근 할듯 해킹 위협 내세운 러시아
슈퍼파워 국가로 힘 세질듯
"팬데믹이라는 터널에 들어섰을 때 25세였는데, 1년 뒤에 터널을 나와 보니 세상은 5년 뒤인 30세에 기대했던 세상으로 변해 있을 수 있다. 5년이 걸릴 만한 디지털화가 1년 안에 일어날 수 있다."
팬데믹 이후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글로벌화에 대한 최고의 식견을 가진 구루이자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20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한 인터뷰에서 이런 답을 내놓았다. 그는 "디지털 혁신이 팬데믹 이면에 숨겨져 있지만, 대폭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이것은 거대한 창의적 파괴의 시대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답변했다.
그는 "매우 흥분될 수도 있고, 안정적일 수도 있고, 충격적이고 불안감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5년 `세계는 평평하다`며 초연결된 세계를 예측했던 그는 이번 팬데믹 발생 이후 `여전히 세계는 평평한가`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이에 대해 "초연결된 세계는 더없이 평평해졌다. 하지만 더 취약해졌다"고 한마디를 더 추가했다.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한 원인도 여기서 찾았다. 초연결된 세계 속에서 인간이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버퍼(완충장치)`를 제거했고, 이것이 대형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 인류가 직면할 다음 재앙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프리드먼은 "자연은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서 봐주는 것이 없다"며 "기후변화에 살아남는 방법은 적응(adaptation)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기술 변화, 글로벌 트렌드, 새로운 경제·문화에 빠르게 적응했기 때문에 발전했다"며 "적응하는 것을 절대 멈추지 말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프리드먼과 일문일답.
―언제부터 재택근무 중인가.
▷지난 3월부터 메릴랜드 베세즈다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내년 6월까지는 출근을 재개할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다. 출근은 아무리 일러야 내년 6월이다.
―언제 정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나. -전원을 끄듯이 스위치로 끌 수 없다. 갑자기 한 번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심각한 팬데믹 단계이다. 여름까지는 어느 정도 집단 면역 단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희망이다. 2억5000만명의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하고 60~70% 집단 면역이 생기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희망적인, 절망적인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전원을 끄듯이 스위치로 끌 수 없다. 점차적으로 자취를 감출 것이다. 갑자기 한 번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정의한다면.
▷우리는 지금 매우 강력한 거대한 창의적 파괴의 시대로 가고 있다.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우리는 과거 어떤 시기에도 이렇게 싼 혁신의 도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 인간이 이렇게 강력한 파워컴퓨팅에 연결된 혁신 도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 그것도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비용에 말이다. 곧 디지털 혁신의 폭발적 증가를 보게 될 것이다. 디지털 혁신이 팬데믹 이면에 숨겨져 있지만, 대폭발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거대한 창의적 파괴의 시대를 촉발시킬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블랙스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정학적 팬데믹은 2001년 9·11테러였다. 1993년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가 전조였다. 금융분야 팬데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가 전조였다. 생물학적 팬데믹은 현재 겪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다. 2002년 사스 사태라는 전조가 있었다. 생태학적 팬데믹은 기후변화에서 올 것이다.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점점 더 촘촘하게 연결됐고 모든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는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분야마다 버퍼를 없애고 있다. 여기서 위기가 초래된다. 코로나19 사태도 야생과 인간 거주지 간 버퍼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인간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버퍼였던 빙하, 맹그로브숲을 없애고 있다.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평평해졌다. 하지만 더 취약해졌다.
―디지털화가 급속하게 진행될수록 사이버 보안 중요성이 더 커졌다. 연방정부 해킹 사건도 최근에 있었다.
▷아직 디지털 혁신의 초기 단계다. 디지털 혁신 도구를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내지 못했다. 헬스케어 교육 인프라스트럭처 금융 등에서 모든 것을 디지털화해 혜택을 누리면서 해커들로부터 보호받는 방법에 대해서 아직 제대로 모르고 있다. 심각한 도전이다. 러시아의 최근 해킹은 이런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나는 러시아 해킹을 과소평가하지 않겠다. 러시아는 우리에게 가까이 있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Hiding in Plain Sight)을 노리고 있다. 연방대법원, 연방준비제도 등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가 다시 슈퍼 파워가 될 수 있다.
―북한도 해킹 능력이 뛰어난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별로 주목하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이런 사이버 안보 이슈에 전반적으로 관심을 가질 것이다. 북한은 핵무장 능력 외에도 놀라울 정도의 사이버 공격 능력이 있다. 3억5000만명의 모든 미국인 사회보장번호가 털렸다고 생각해보자. 공장조차 가동할 수 있겠는가. 북한이 남한의 시스템을 해킹해 카피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북한이 더 파워풀해질 수 있다. 이런 일을 피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핵무기는 북한의 생명보험…김정은, 절대 포기 안할 것
바이든 인터뷰 뒷얘기 밝혀
美, 韓·호주와 동맹 구축 중국과 무역전쟁 맞설듯 한국 콘텐츠 풍선에 실어 北에 날려보내는 것 찬성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리쇼어링(해외 진출 미국 제조기업의 미국으로의 유턴)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계획이 있을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근로자층 지지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어떤 새로운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20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전망했다. 이러한 언급은 프리드먼이 지난 1일 바이든 당선인과 인터뷰한 내용을 전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처럼 바이든 행정부가 리쇼어링을 추진할까.
▷바이든 당선인은 경제 정책에 `빅픽처`가 있다. 리쇼어링하는 미국 기업에 인센티브가 있을 것이다.
―대중 수출 규제 전망은.
▷민간용, 군수용에서 모두 쓰이는 기술에 대한 수출은 좀 더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반도체 회사가 중국에 수출하면 군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 이런 기술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심어서 무기에 사용될 수 없도록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새 행정부에서 미·중 관계는 어떻게 전개될까.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일 인터뷰에서 중국과 관계에서 1대1 정면 대결은 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국 혼자서 상대하지 않겠다고 했다. 동맹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한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과 가치·요구 사항을 공유할 것이다. 유럽 국가들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동맹을 재구축해 지렛대를 만들어 중국에 맞설 것이다. 동맹 관계를 기초로 접근할 것이다. 이것이 첫 번째 임무(Job One)가 될 것이다. 한국이 동맹 강화에 중심이 될 것이다.
―대만에 대한 전략은.
▷대만을 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대만 카드를) 쓰지는 않을 것이다.
―새 정부가 북한 문제는 어떻게 접근할 것이라고 보나.
▷북한 문제는 특별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에게 생명보험 정책이다. 북한이 어떻게 해야 좀 더 완화적으로 행동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다. 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본다. 계속 통제할 수 있고 개발을 억제시키는 것이 최상의 정책일 수도 있다. 갑자기 핵을 포기하고 협상에 나올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 정권이 어떤 시도를 했고 실패했는지 그 교훈을 잘 볼 필요가 있다.
―한국에선 대북전단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식의 보텀업 방식 접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좋은 생각이다. 풍선을 통해서 한국 콘텐츠를 보내는 것에 찬성한다. 비군사적인 방법을 찾아서 북한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일반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바이든 당선인 인터뷰 때 북한 언급은 있었나.
▷인터뷰 시간이 45분밖에 없었다. 많은 미국 이슈가 있어 논의하지 못했다. 이란 문제는 논의했다. 당선인은 의회 등에서 논란이 있겠지만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에 복귀를 원한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반대는 있겠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 이란에 대한 핵억제를 하고 싶어 한다.
―당신은 최근 BC를 ‘코로나 이전(Before Corona)’, AC를 ‘코로나 이후(After Corona)’로 부르며 ‘세계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바뀐다고 보나.
“지금 화상 인터뷰가 보여주고 있는 것부터가 상징적이다. 실제로 해보니 이런 시스템을 사용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 알겠다. 사람들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고, 코로나19 이후의 학교와 사무실은 이전 같지 않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우리는 다소 사회주의화돼 가고 있다. 대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사실상의 ‘기본소득’을 만들어낸 셈이다. 국가적 차원의 의료 시스템과 사회안전망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은 미국 사회를 크게 바꿔놓고 있다.”
―원격 커뮤니케이션의 증가로 대면소통과 스킨십이 줄어들면 부작용은 없을까.
“나는 비대면(virtual) 사회의 신봉자는 아니다. 그러나 원격 시스템의 사용은 가족이나 이웃과 더 많은 대면소통을 하고 인간관계를 쌓을 시간을 벌어준다. 출퇴근 시간만 자유롭게 쓸 수 있어도 다른 업무나 건강관리 같은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요즘 아내와 매일 1시간씩 산책을 하며 자택대피령 생활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각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입출국을 금지하고 있다. 세계화 흐름과 거꾸로 가는 것 아닌가.
“경제와 교역 같은 특정한 분야에서만 보면 세계화가 퇴보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세계화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개인 간의 세계화는 여전히 가속화되고 있다고 믿는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오히려 우리가 서로 얼마나 상호적으로 얽혀 있는지를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 기술이 근사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자동적으로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어떤 가치를 그 기술에 부여하느냐에 달렸다.”
―개인 간의 소통을 넘어서는 더 넓은 의미에서도 미래에 세계화의 가치는 유지될까.
“세계화는 끝난 게 아니냐는 지적은 2001년 9·11테러와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상황마다 어김없이 나왔다. 내가 2005년에 ‘세상은 평평하다’라는 책을 쓴 이후 세상은 평평하지 않다고 반박하는 책과 논문들이 쏟아졌다. 세상은 뾰족뾰족하고 울퉁불퉁하다면서 나의 주장을 공박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그 주장들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없다. 기술이 갖는 영향력에 대해 제대로 모르면서 섣불리 세계화가 끝났다고 예단하는 사람들의 말을 경계해야 한다. 최첨단 기술을 보석처럼 다루면서 글로벌하게 행동한다면 세계화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화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우며 코로나19 발병 이전부터 사실상 세계화에 역행하고 있지 않은가.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 우선주의는 작동하기 어렵다. 미국 우선주의는 어느 때보다 어리석게 들린다. 그것은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라 미국만 외톨이가 되는 것(America Alone)이다. 연말 미국 대선에서 다른 대통령이 선출된다면 지금의 대외정책 기조는 변할 것이다.”
―세계화된 미래 사회의 키워드는 무엇이 될 것으로 보나. 저서에서 브라인(BRINE·Bio Robot Info Nano Energy) 같은 개념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냉전 이후 등장했던 4개의 큰 이론부터 이야기해 보자. ‘역사의 종언’을 선언했던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있었고 이어서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이론이 나왔다. 세 번째로 로버트 캐플런을 들 수 있다. 그는 ‘무정부 시대가 오는가’ 같은 저서에서 미래 무정부 상태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제시했다. 마지막이 ‘작은 토미’(프리드먼 본인)가 말하는 세계화다.
세계화된 미래 사회에서는 기존의 가치와 새로운 기술이 충돌한다. 가족과 부족, 지역사회의 신뢰 같은 가치들이 새로운 기술과 교직(intersecting)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맞물려 들어가면서 긴장을 유발할 것이고, 이들이 상호 교직하는 과정에서 기존 시스템과 가치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국 다음 세기의 스토리는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 가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세계화 현상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시스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바뀌고 있다. 다음 세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700년대 산업혁명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주요한 도구라고는 증기기관밖에 없었다. 그때에는 인간의 평균수명이 32세였으니 3세대가 한 가지 도구를 같이 쓴 셈이다. 이제는 한 세대가 32개의 다른 도구를 쓰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런 환경에서 일자리는 찾는 게 아니라 만들고 발명해 가는 것이다. 미래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평생학습’이 이뤄져야 한다. 무엇이든 배우려는 욕구를 갖는 게 중요하다. 배움을 사랑하게 만들어라. 자발적 동기 부여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인생의 기술이다.”
―그런 일자리의 변화는 ‘공유경제’ 같은 새로운 개념과도 맞물릴 것 같은데….
“공유경제는 분명히 이런 변화의 한 부분이다. 에어비앤비 사이트에 가보면 숙소 정보의 공유, 예약하는 기능 외에 ‘경험’이라는 또 다른 버튼이 있다. 거기를 눌러보면 김치 담그는 법부터 시작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열정으로 돈을 버는 일종의 ‘열정의 현금화(passion monetizing)’를 하고 있다. 이런 것들도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일이 될 수 있다.”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가는 정치 지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럴 때 전통 미디어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이런 시기야말로 뉴욕타임스, 그리고 한국의 뉴욕타임스인 동아일보가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람들은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찾아 헤매고 있다. 우리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도 더 가치 있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한국과 한국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국인들은 지금까지 이뤄온 것들을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만 해도 한국은 엄청난 위기에 민주적으로 잘 대응해 세계적 모델이 되고 있다. 권위적인 모델은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민주적 방식으로 이를 이뤄낸 더 좋은 사례는 없다. 이것은 한국이 이 세상에 주는 큰 선물이기도 하다. 미국인으로서 한국에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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