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와 손잡고 쿠팡서 재고떨이도 벼랑끝 면세점 달라졌다
신라, 中하이난 면세점 손잡고 상품조달서 개발까지 협력 쿠팡통해 재고제품도 판매
롯데, 해외상품 직구 중개 제품 가상착용 서비스 도입
신세계, 발렌티노 뷰티 입점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업계가 어려움에 빠진 가운데 최근 서울시내 한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이다. [박형기 기자]코로나19 장기화로 역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면세점들이 생존을 위해 '적과의 동침'까지도 불사하며 줄어든 매출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체 온라인 채널에서만 재고 면세품을 선보이던 전략을 포기하고 외부 온라인몰에 입점하거나 최근 전 세계 시장에서 급부상한 중국 면세점과 손잡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세계적인 바잉파워(구매력)를 바탕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2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면세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발렌티노 뷰티'를 한국 시장에 내놨다. 25일 온라인에서 발렌티노 뷰티의 '고 클러치' 판매를 시작으로 다음달 2일에는 명동점 공식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한국에 발렌티노 뷰티 매장이 문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면세점은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만큼 젊은 고객층이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 상품을 유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상품 매입력을 해외 물류망과 결합해 업계 최초로 해외 상품 직접구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6월 개점한 '엘디에프 바이(LDF BUY)'에서는 롯데면세점 호주법인에서 매입한 현지 상품을 한국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 닥터내추럴, 스프링리프 등 호주 유명 건강식품 브랜드의 200여 개 상품이 대상이다. 롯데면세점 호주법인이 현지 상품 매입부터 플랫폼 운영, 제품 판매, 한국 소비자 대상 직배송 서비스 등을 맡는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직구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품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것에 착안해 이번 사업을 전개했다. 현지 법인에서 직접 매입해 상품 품질을 보장하고 문제가 발생할 때에도 사후 처리가 가능하다. 향후 일본, 싱가포르 등 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인 국가로 상품 매입 지역을 확대하고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콘텐츠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주목된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선글라스 가상 착용 서비스와 가상현실(VR)로 구현한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였다.
신라면세점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외부 유통업체와 제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최근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재고 면세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쿠팡과 손잡았다. 그동안 신라면세점은 자체 여행 중개 온라인 플랫폼인 '신라트립'에서만 재고 면세품을 선보였지만, 보다 더 많은 고객에게 제품을 선보이려면 외부 채널과의 제휴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이에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오픈마켓 서비스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100여 개 브랜드의 제품 2000여 종을 내놨다.
지난달에는 국내 면세점 업계 최고의 적으로 급부상한 중국 면세점과 손잡는 의외의 행보까지 보였다. 중국 면세특구인 하이난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HTDF)과 양국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향후 합작사를 설립하고 상품 소싱, 시장 개발, 인적 자원 교류, 상품 공동 개발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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