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TF-8"> 창작 호기심과 변혁코칭의 건반 위 67년 백건우는 거장으로 새로이 태어났다."음악은 아직도 내게 질문지,말러 '거인'으로 서울시향과 동행 시작(+매경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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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호기심과 변혁코칭의 건반 위 67년 백건우는 거장으로 새로이 태어났다."음악은 아직도 내게 질문지,말러 '거인'으로 서울시향과 동행 시작(+매경23.11.23)

by 달리코치 2023. 11. 26.

이정표는 오로지 '음악'이였다.

"음악하는 사람에겐 음악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이 끊기면 안된다"

"워낙 훌륭한 음악이 많으니까, 그 음악에 쫓겨서 지금까지 온 거죠."

어느덧 백발이 성성한 77세의 피아니스트 백건우에게 피아노 한 길만 걸어온 여정에 대해 물으니 이정표는 오로지 '음악'이었다고 한다. 고작 열 살이었던 1956년에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고, 이후 세계 무대에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린 거장. 예전이나 지금이나 음악을 깊고 넓게 연구하는 그는 "요즘에 와서 말하고 싶은 건 정말 간단하다"며 "음악하는 사람에겐 음악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이 끊기면 안된다"고 했다.

"음악의 길, 예술의 길은 외로운 것이죠. 음악은 참 훌륭한 친구야."

지난 21일 성정문화재단의 제6회 성정예술인상을 수상한 백건우를 무대 뒤에서 만났다. 거주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전날 막 귀국했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따뜻한 믹스커피 한 잔으로 몸을 덥히곤 인사를 건넸다. 과묵한 그가 천천히 뱉어내는 한마디에는 온화한 미소와 함께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 스쳐갔다.

건반 위에서의 67년 공로를 치하하는 이번 상에 대해 백건우는 "음악 생활을 몇십 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것을 이렇게 고맙게 생각해주는 분들이 있는 것도 고맙다"고 운을 뗐다. "음악의 길, 예술의 길은 외로운 것이죠. 나는 일찍이 타지에 나가서 혼자 오랫동안 피아노를 상대로, 외로움을 상대로 싸워왔어요. 외로울 때 내 음악을 듣고 위로를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 참 보람을 느껴요. 나 역시 음악에서 위로를 받으며 음악과 같이 살았죠. 음악은 참 훌륭한 친구야."

음악은 그러나 그에게 정답이 없는 진리, 끊임없는 질문



음악은 그러나 그에게 정답이 없는 진리, 끊임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언젠가 프랑스 작곡가 메시앙의 '고정된 것은 이미 진실이 아니다'라는 말을 뜻깊게 읽었다는 그는 "정말로, 파고들다 보면 고정된 것은 있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나는 '음악' 하면 퀘스천마크(물음표)야. 정답이 없으니까. 음악에 대한 좋은 말들은 많지만, 진리는 항상 변하는 거니까. 브란델처럼 일생에 걸쳐 똑같은 베토벤 소나타를 몇 번씩 녹음한 사람도 있잖아요.

이미 젊은 시절에 훌륭한 연주를 했지만 더 깊이, 더 깊이 들어가는 거예요. 음악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죠."



그래서 그의 음악 여정에도 멈춤은 없다. 내년 5월께 발매 예정인 모차르트 신보 녹음을 최근 국내에서 마쳤다. 이미 1990년대 스크랴빈, 포레, 프로코피예프 등의 독주곡집으로 프랑스 유력 음악 잡지 디아파종이 수여하는 '황금 디아파종상'을 받았고, 이후에도 쇼팽·베토벤 소나타 전곡, 지난해 그라나도스 '고예스카스' 등 많은 음반을 남겼지만 모차르트 음반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모차르트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쩌면 내가 그렇게 여러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들 모차르트를 소나타 형식 같은 어떤 틀 안에서 생각해요. 그러나 모차르트의 오페라 작품이 인간상을 폭넓게 다루고 있듯 피아노 곡에도 그런 면이 있어요. 기악 곡인데도 한 인물이 살아서 얘기를 건네는 것 같죠. 어린아이 같을 때도 있고, 서민적이거나 웅장할 때도 있고, 참 깊이가 있는 곡도 있고. 모차르트를 더 넓게 보여주고 싶어요."

백건우도 틀에 갇히지 않은 예술가다. 



백건우도 틀에 갇히지 않은 예술가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기 것'의 중요성을 반복해 언급하기도 했는데,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본 사람의 단단한 조언 같았다. "생각이 단면적인 사람들은 이미 만들어진 세계에서 그 이상을 더 찾으려고 하지 않죠. 나는 사실 일생동안 거기서 벗어나려고 노력했거든. 파리에 40여 년을 살면서도, 계속 같은 길을 걸어도 또 뭔가 새로운 게 숨겨져 있을 것 같아요. 그게 늘 나의 모토가 됐어요. "

그는 최근 젊은 한국인 피아니스트의 세계적 활약에 대해선 "피아노 치는 수준이 굉장히 높고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게 많다. 교육 문제가 참 시급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자기 세계를 찾아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백건우의 코칭적 변혁 성과는 '거장'으로 거듭 새롭게 태어나다."뉴욕의 연을 다 끊고 맨손으로 유럽에 갔다"



그의 경우 열다섯 살의 나이에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전액 장학생으로 줄리아드 음악학교를 다녔고, 대학원을 마친 뒤엔 유럽에서 세계적 거장 빌헬름 켐프 등을 사사했다. 그는 이때에 대해 "뉴욕의 연을 다 끊고 맨손으로 유럽에 갔다"며 "아기가 자라려면 탯줄을 끊어야 되지 않나. 나도 '끊기 위해' 유럽에 갔던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클래식 공연·연주계를 향해 "유명하기만 한 곡보다는 훌륭한 작품을 소개했으면 한다"며 "우리가 음악 세계를 더 풍부하고 화려하게 만들어야지, 점점 초라하게 만드는 것 같다"는 쓴소리도 했다. "(연주 생활을) 편하게 할 수도 있어요. 내가 잘 알고 치기 쉬운 곡, 사람들이 잘 아는 곡만 해도 생활은 보장되겠죠. 하지만 진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옳은 태도가 아니죠."

백건우의 음악 여정엔 빼놓을 수 없는 한 사람이 있다. 1976년 부부의 연을 맺은 아내 고(故) 배우 윤정희다.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그는 덤덤히 "나는 마음이 편안하다. 딸 진희가 옆에서 정성껏 돌봤고 본인이 조용히 편안하게 갔으니까"라고 했다.

https://youtu.be/x-OwtWX1AbA

임윤찬의 베토벤'황제"곡

얍 판 츠베덴 신임 음악감독. 서울시향

세계적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5년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내년 1월 음악감독 정식 취임을 앞둔 츠베덴은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4 시즌 오픈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은 음악뿐 아니라 예술의 도시"라며 "오페라, 발레, 음악학교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서울의 강점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츠베덴은 이날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서의 중점 계획으로 다양한 음악기관·음악가와의 협업, 활발한 해외 투어, 한국의 신인 지휘자 육성, 말러 교향곡 전곡 녹음, 매 시즌 오페라 연주 등을 꼽았다.

해외 투어로는 2024년 아시아, 2025년 미국, 2026년 유럽 투어를 추진할 방침이다.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인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의 전용홀과 업무협약을 맺고 초청 공연도 계획 중이다. 츠베덴은 "서울시향의 역량을 널리 퍼트리고 알려야 한다"며 "국제적인 평판을 얻으려면 당연히 해외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휘자 양성에 대해선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강조하며 "오디션을 통과한 인재들과 서울시향 리허설을 함께 하며 가르치거나 평가하고, 일부를 선발해 관객 앞에서 지휘할 기회를 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 츠베덴은 서울시향과 매년 2곡 이상 말러 교향곡을 무대에 올리고, 전곡 녹음을 추진한다. 1월 25~26일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술감독 취임 기념 연주회에서도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을 택했다. 츠베덴은 "이 곡은 제 성장을 함께해온 작품"이라며 "특히 1번은 말러 교향곡의 토대이자 오케스트라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취임 연주회에선 피아니스트 임윤찬과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도 만날 수 있다. 임윤찬과 서울시향의 첫 협연이다. 츠베덴은 임윤찬에 대해 "이미 미국·유럽에서도 사랑받는 빅스타"라며 "이 젊은 연주자는 미래에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츠베덴은 내년 총 7회의 정기공연을 통해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1막,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브람스 교향곡 2번 등을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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