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국 주요 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큰 이유?
A: 자사 인재들 덕분이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교수는 매일경제 MK 비즈니스스토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세계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이같이 분석했다.
Q:한국이 장기적관점에서 필요한 인재 실천사항은?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은 외국인 인재들을 유치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며 "가령 인도의 기업가가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그가 생각하는 국가 상위 5개 리스트에 한국이 포함되도록 한국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코웬 교수의 저서에는 ?
코웬 교수는 '당신의 이름도 명품이 될 수있다(What Price Fame?·2002)' '경제학 패러독스: 기발한 상상력과 통쾌한 해법으로 완성한 경제학 사용설명서(Discover Your Inner Economist: Use Incentives to Fall in Love, Survive Your Next Meeting, and Motivate Your Dentist·2007)' '거대한 침체: 고성장 시대의 환상은 깨졌다 저성장 시대를 준비하라(The Great Stagnation: How America Ate All the Low―Hanging Fruit of Modern History, Got Sick, and Will (Eventually) Feel Better·2011)' 등 다수의 저서를 집필했다. 그가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파이어니어(Pioneer)'를 설립한 대니얼 그로스와 공동 집필한 '인재: 전 세계 활력소, 창의적인 사람들, 승리자들을 파악하는 방법(Talent: How to Identify Energizers, Creatives, and Winners Around the World?)'은 올해 5월 해외에서 출간됐다.
Q : '인재: 전 세계 활력소, 창의적인 사람들, 승리자들을 파악하는 방법'에서 저자들은 인재?
A::'톡 쏘는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talent with a creative spark)'이라고 정의했다.
Q : 이세상을 변혁시킬 인재는 ? 창의적 리더이다.
코웬 교수는 이에 대해 "창의적 인재들이 이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예를 들어 새로운 아이디어는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에 퍼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톡 쏘는 아이디어가 있는 창의적 인재들을 기업이 파악하고 유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MK 비즈니스스토리는 코웬 교수와 인터뷰하며 기업들이 인재를 파악하고 채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코웬 교수는 9월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신라호텔·장충아레나 등에서 열리는 '제23회 세계지식포럼'에 연사로도 참여할 예정이다.
채용에 있어서 좋은 질문?
▷6년 전쯤 벤처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주최한 만찬 자리에서 그로스를 처음 만났다. 그로스는 실리콘밸리 투자자이며 스타트업 육성기관 'Y컴비네이터'의 최연소 참가자(2017년 당시 기준)였다. 만나자마자 우리는 마음이 잘 맞았다. 이후 그로스와 따로 만나 사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아가 채용에 있어서 좋은 질문, 지능지수(IQ)의 중요성, 성격 등에 대해서도 토론을 벌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가 나눴던 인재와 채용 관련 이야기들을 토대로 책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가 '인재: 전 세계 활력소, 창의적인 사람들, 승리자들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저서에서 인재를 '톡 쏘는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톡 쏘는 아이디어가 있는 인재, 즉 창의적 인재가 세상을 바꿀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저서에서도 설명했듯 구체적으로 창의적 인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새로운 조직을 구축하고, 자선운동을 이끌거나 본인의 존재·리더십·카리스마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기술·금융·예술부문 등을 살펴보자. 창의적 인재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전 세계에 전파한다. K팝을 비롯한 한국 대중문화에서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세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인해 창의적 아이디어의 힘 역시 커졌다. 이 때문에 창의적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창의적 인재들의 공통된 특징은.
▷우선 에너지가 좋다. 그리고 시간에 관계없이 계속 (주어진) 문제들을 생각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다. 개선해야 하는 사항이 있으면 이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엄청나게 꼼꼼하고 열정적이며 타인들의 의리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같은 특징들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기업은 해당 인재와 협업하거나 이들에게 투자할 것을 권장한다.
―개인의 창의성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다. 기업들은 내외부 인재들을 찾는 데 힘써야 한다. 외부 인재 찾기를 먼저 보자. 대부분 기업들은 외부 사람들과 약한 네트워크(soft networks)를 구축하는 데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자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기업 차원에서 충분히 알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를 행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은 SNS, 광고 등을 통해 자사가 어떤 기업인지 알리는 것이다. 기업 이미지는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직접 인재를 찾는 것도 좋지만, (명확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인재가 자사를 찾아오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기업의 우선순위는 기업 이미지 구축과 관리가 아니다. 하지만 기업 이미지에 신경 쓰지 않는 것에는 대가가 따른다. 채용을 해야 할 때 자사가 원하는 지원자들이 없을 수 있다. 기업 프로필과 이미지 구축을 강조하지 않은 내부 결정이 종종 이러한 결과를 낳는다.
―내부 인재를 찾기 위해 조직은 무엇을 해야 할까.
▷내부 인재를 찾으려면 조직 리더들은 직원들과 교류에 힘써야 한다. 직원들이 기업의 미션과 개인 업무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짐작하지 말라. 대개의 경우 조직원들은 기업의 미션을 이해하지 못한다.
조직의 리더들은 직원들의 미래가 왜 창창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직원들은 자신이 가진 최고 능력을 보이고 상사와도 잘 협업하려고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내부 인재들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재들이 자신을 드러내도록 만들어야 한다.
―내부 인재 입장에서는 조직 리더가 그의 재능을 알아채면 더 많은 업무를 부과할 거라고 걱정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더는 우선적으로 직원들과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신뢰를 구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리더 스스로가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가 위선자인지 잘 감별한다. 진실된 마음으로 조직원들을 대하라. 이런 근무 환경에서 인재들은 본인이 나서서 일할 마음이 더 생긴다.
또 하나, 상사뿐 아니라 동료들도 누가 인재인지 잘 파악한다. 팀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팀원들이 따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의 학력과 자격증 여부 등도 검토한다. 이런 사항이 인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나.
▷과도한 학력주의·이력주의(excess credentialism)는 인재 찾기에 걸림돌이 된다. 채용 담당자가 좋은 인재를 찾는 방법을 모를수록 그저 지원자의 학력과 이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하지만 지원자가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등은 직무와 무관하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학력주의와 이력주의의 위험은 장기적으로 인재를 찾는 과정에서 특정한 채용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즉, 인사(HR) 부서는 인재를 찾을 때 지원자의 학력과 이력을 먼저 보고 최종 결정 역시 학력과 이력을 기반으로 내리게 된다. 개인의 학력과 이력은 그의 능력을 나타내는 사인이지만, 이 같은 정보는 다른 기업들도 알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학력과 이력만을 기반으로 한 채용은 가장 쉬운 채용 방법이다.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가 인재인지 아닌지 분별할 수 있는 질문은 무엇일까.
▷채용 담당자가 지원자에게 할 질문으로 '현재 인터넷 브라우저에 열어놓은 창이 무엇인가?(what are the open tabs on your browser right now?)'를 제안한다. 저서에서도 설명했듯이 지원자와 관련된 세 가지 정보를 묻는 것이다. 지원자의 지적습관(intellectual habits), 호기심, 그리고 개인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한꺼번에 묻는 질문이다. 만약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고 집으로 퇴근하는 직원이라면 그는 괜찮은 직원이지만 조직에 큰 변화를 이끌지는 못한다.
'개인 성격은 주말에 드러난다(Personality is revealed on weekends)'는 말이 있다. 지원자가 개인 시간에 인터넷에서 무엇을 찾고 읽는지를 확인하면 그 사람의 야망과 창의성을 더 잘 판단할 수 있다. 덧붙여 저서에서 강조했듯이 뻔한 질문은 하지 말라. 가령 '이전 직장에서 무엇을 잘했고 잘 못했는가?' '당신은 협업하기 쉬운 사람인가?' 등 지원자들에게 예상 가능한 질문을 하지 않길 바란다. 대신 '오늘 아침 무엇을 하며 보냈는가?' '현 직장 동료들과 비교했을 때 당신은 동료들과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는가?' 등의 질문을 해 지원자들에게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내라. 일반적 면접 질문을 통해서는 보이지 않았던 지원자들의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좋은 인재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개인 업무 분야 외 다른 분야 인재들에게도 관심을 두고 이들을 분석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또한 인사 담당자처럼 인재를 평가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을 만나면 먼저 인재 관련 대화를 시작해 (인재들의 특성에 대해) 배우는 것 역시 도움된다.
―인재를 잘 찾는 기업인이 있다면.
▷페이팔의 공동 설립자이자 현재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회사 '파운더스 펀드(Founders Fund)'의 파트너인 피터 틸을 꼽을 수 있다. 틸 파트너는 인문학을 깊게 공부했다(그는 스탠퍼드대 학사 과정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틸 파트너는 프로그래머가 아니다. 내가 틸 파트너를 대신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는 개인이 하려고 하는 일, 혹은 하고 있는 일의 도덕성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그는 사람들의 '기술적' 부문뿐 아니라 '의지적'인 면도 주요하게 본다.
인재를 파악하기 위해 틸 파트너가 하는 질문 중 하나는 '당신은 얼마나 성공할까?(How successful are you going to be?)'다. 야망적이지 않은 사람은 일부러 야망이 있는 척하기 힘들다. 이 질문은 개인이 (타인 혹은 이 세상에) 영향을 미칠 구체적 계획을 세웠는지를 분간한다. 최고 인재들은 이 질문에 대한 좋은 답변을 갖고 있을 것이다. 다른 대부분 사람들에게는 '당신은 얼마나 성공할까?'가 예상치 못한 질문이고 이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이 인재를 찾을 때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면.
▷기업들이 저지르는 실수는 많다. 아직까지도 만연한 기업들의 공통된 실수 중 하나는 여성의 능력을 간과하는 것이다. 투지나 야망이 없는, 똑똑하기만 한 지원자를 지지하는 것 역시 기업들의 공통된 실수다. 많은 섹터에서 아직까지도 개인의 투지(determination)와 확고함(sturdiness)이 평가절하되고 있다.
―인재들이 기업에 가장 바라는 점은.
▷영감(inspiration), 목적, 좋은 보상 모두 인재가 기업에 바라는 것들이다. 하지만 좋은 인재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것은 다른 좋은 인재들과 일하는 것이다.
―기업이 인재를 유지하는 것 역시 어렵다. 인재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자율성을 줘라. 신뢰할 만한 기업이 되고 인재들이 직접 팀을 꾸릴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또한 조직 내 다른 인재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마련하라. 마지막으로 인재들에게 두둑한 급여를 줘야 한다.
―한국 기업들에 인재 관련 조언을 해달라.
▷현재 한국의 심각한 문제점 중 하나는 저출산이다. 때문에 좋든 싫든 향후 한국에 유입되는 외국인 비중이 커질 것이다. 능력이 뛰어난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매력, 특히 문화적 매력을 느껴 이곳에 (일하러) 오도록 만드는 것이 좋겠다. 한국 도시들은 타 도시들보다 상대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어서 외국인 인재들이 한국 문화에 매력을 느껴 오도록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교육 시스템이 개인의 창의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현 교육시스템의 상태를 살펴보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은 산더미같이 많은 양의 숙제를 받아온다. 적어도 미국에서는 그렇다. 다수 아시아 국가에서는 표준화된 시험을 중시한다. 이 두 가지 모두 개인의 창의성 (발전을) 가로막는다. 즉, 개인이 인재가 되는 것의 걸림돌이 된다.
대학 교육을 말하자면 4년제 대학을 가고 졸업하는 것만이 '거룩한' 경험이 아니다. 인재를 분별할 때 대학 학위 취득 유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개인이 진짜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와 '무엇을 경험해왔는가'다.
▶▶ 타일러 코웬 교수는…
조지메이슨대에서 경제학 학사학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조지메이슨대에 재직 중으로, 앞서 UC어바인에서 경제학 조교수·부교수로 경력을 쌓았다. 동료 조지메이슨대 교수인 알렉스 타바록과 함께 2003년부터 경제학 블로그 '마지널 레볼루션(Marginal Revolution)'을 공동 운영 중이다. 조지메이슨대 연구센터인 메르카투스 센터(Mercatus Center)에서 제작하는 팟캐스트 '타일러와의 대화(Conversations with Tyler)'의 진행자이기도 하다. 피터 틸(페이팔 공동 설립자), 네이트 실버('신호와 소음' 저자), 캐스 선스타인('넛지' 공동저자·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등이 해당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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